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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YOUR OWN KING 포토북 주연 

인터뷰 정리

 


 

 

 

 

Q. 스물 네 살 이주연은?

 

목표로 삼을 만한 목적지를 아직 못 찾은 사람.

그래서 계속 어딘가를 떠다니고 있는 그런 느낌.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살 곳은 어디지?

질문하고 있는 사람.  

 

 

 

Q. 나는 왜 정착하지 못했을까?

 

비슷비슷한 모습이 반복되고 쌓인 것 같다. 근데 그것 역시 나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단순히 정해진 컨셉을 보여주는 것 말고 뭐가 있을까.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섹시한 컨셉을 많이 보여줬으니 그것 말고 청순한 컨셉을 보여주고 싶다는 식의 단순한 의미는 절대 아니다. 섹시한 것에도 여러 종류, 결이 있고 정해진 컨셉도 내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무엇’이 어떤 것일까. 고민해 봤을 때 확실한 해답이 없었다. 내가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게 아직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지점에서 힘들어졌다.

 

우선 나는 내공을 채워야 한다. 컨셉을 ‘내 것’으로 소화했다고 말하기엔 아직 겉 장식이 실제의 내 실력보다 더 화려한 느낌이다. 무대를 할 때도 내가 표정으로, 컨셉으로 이목을 끄는 것 외에 진짜 춤의 스킬과 노래 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강한 인상을 남겨서 관심을 가지게 되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별로라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나만의 것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제 나는 컨셉을 수행하는 것 이상을 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되게 현실적인 사람이다.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일 수도 있는데 나는 나 자신에게 냉정하기도 하다. 사람들이 예상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거나, 남들이 해서 한다든가, 내가 나에게 만족하거나 내 틀에 갇혀버리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를 위해 더 냉정해지려 하고 있다.   

 


 

 

 

 

Q. 나는 날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잘해서, 나만 잘나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만들어 준 컨셉이고, 예쁘게 옷 입혀준 거고, 그런데 그게 내 능력인 듯 자만하거나 진짜 내 것인 듯, 그런 척을, 혹은 내가 그렇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할 때가 있다.   난 그것을 수행했을 뿐인데 그걸 일상에서도 내 것인 듯 착각하는 게 인간 이주연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 작년 인터뷰에서도 ‘그런 척’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고 얘기했는데, 이제 나는 컨셉도 진짜 내 것으로 느껴질 수 있게끔,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다.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입체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메시지와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 그 베이스에는 실력이 바탕 되어 있었으면 한다.

 

나는 늘 무언가 ‘다른’ 사람들한테 관심이 많이 간다. 특출난 사람들은 무언가 다르다. 개성이 있고, 어떤 것에 미쳐있고,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게 느껴지고, 진짜 즐기면서 하는 느낌이 있다. 또 그런 사람들의 결과물에는 신선함이 있다. 나는 나만의 신선함이 있는 사람이고 싶고 그게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생각해 봤을 때 그들이 예쁜 옷을 입어서, 혹은 특정 포즈, 표정 때문에 멋있다고 느끼는 건 아니다. 저스틴 비버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록햄튼, 원슈타인 등 다 사람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멋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전달하려는 메시지, 퍼포먼스에는 고유한 매력이 있다. 외부적인 것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이랑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내심 스스로를 개성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해왔다. 평상시에도 인간 이주연은 튀는 성격도 아니고, 무던한 사람에 가까운데, 내가 색깔이 있는 아티스트가 되려면 화려하거나 강한 색깔의 아티스트들을 기준으로 삼고 그 갭을 줄여야 하나 고민도 해봤다. 근데 그건 나에게 맞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생각을 뒤집어보면, 튀지 않고 무던한 성격, 자연스러운 바이브 역시 나만의 경쟁력이고 아이덴티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걸 어떻게 보여주고 어떤 느낌으로 선보일지, 방법적으로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을 뿐이다.    

 


 

 

 

 

 

Q. 그 방법이 무엇일까? 뭘,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나는 많은 것들에 관심이 많다. 탐구심이 있다. 이걸 활용해보려고 한다. 이제까진 좋은 것들을 많이 찾아보고 즐기는 것에서 끝났다. 이젠 그 탐구심을 활용해서 나만의 폴더를 만들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 너무 좋아서 반복 재생했던 노래들, 나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등, 아카이빙을 통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바쁜 스케줄 속 한 발자국을 떼기가 솔직히 너무 어렵고 마냥 어떻게 할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 질문을 통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실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래에 내가 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순간과 기회가 딱 왔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재료를 만들고 싶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알고 자신 있게 선보이고 싶다.

 

무엇보다 나는 그 모습이 팬분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또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의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파도 파도 새로운 것이 나오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내가 좋다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취해서 외면받거나 고립되는 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 보는 사람들 역시 아 저게 이주연만의 매력이구나, 새롭게 느끼고 좋아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게 내 숙제다. 그 색깔이 남이 아닌 내 안에서 나온 것이었으면 한다.      

 


 

 

 

 

 

Q. 1년 전에 나는  줏대가 없다고 얘기했다. 지금은 어때?

 

줏대가 이제 생겼다. 뚜렷한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원래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작년 인터뷰에서 나는 착한 것 이외에 뭘  보여줄 수 있나, 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라고 대답했더라. 이제는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고 이걸 어떻게, 어떤 캐릭터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또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결심이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줏대가 생겼다고 본다.  

 


 

 

 

 

 

Q. 일 이외에는 무슨 생각하고 살지?

 

외로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외로움이 많아서는 아닌데, 그 주제에 대해 요즘 친구들과도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사람은 혼자 있으면 한없이 스스로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것들을 환기해 줄 만한 이야깃 거리가 없으니 더 딥해지고 외로워지는 것 같다. 원래 나는 외로움을 잘 느끼지 않는 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대가족이었고, 고모, 할머니까지 같이 살았다.  주말마다 친척들이 집으로 왔고, 부모님이 친구 데려오는 걸 너무 좋아하셔서 맨날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왔다. 요즘은 스케줄을 하다가 갑자기 쉬는 날을 받아서 공백이 생기면 공허한 감정이 든다. 이건 나한테  익숙지 않은 감정이다.

 

요즘은 그래서 왜 사람들이 외로워하고 또 우울해할까? 내 주변도 그렇고 왜 다 힘들까? 하는 생각이 일 이외에 내가 하는 생각이다. 

 


 

 

 

 

 

 

Q. 1년 후 나는?

 

내가 만들어내고 싶은 종착지를 찾았을 것이고,

그곳을 향한 한걸음을 내디뎠을 것이다.

한 걸음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묻고 싶다. 거긴 좀 어때? 

 

 

 

 


 

주연이 비온킹 포토북 인터뷰보고 너무 좋아서

인터뷰 정리 겸 사진들 같이 넣어서 잡지처럼 만들어봤다..

이번 비온킹 인터뷰 통해서 주연이가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자문자답 형식이라 스물 네 살 이주연이

이주연에게 건내는 물음이나 대답이

본인의 다짐들이라 더 뭉클하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갈 주연이 오래오래 볼 수 있었으면..